5월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면 지금 항공권 발권일부터 확인해봐라. 유류할증료가 갑자기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뉴욕 왕복은 유류할증료만 112만8000원인데, 이게 운임이 아니라 부가 요금 얘기다. 2016년 현행 체계 이후 처음 나온 최고 단계라 업계도 당황한 분위기다. 이미 예약을 마쳤더라도 지금 몇 가지를 확인해두는 게 낫다.

5월 유류할증료 얼마나 올랐나 — 수치로 보면 이렇다
올해 유류할증료 흐름이 좀 심각하다. 3월만 해도 6단계였던 게 4월에 18단계로 뛰더니, 5월에는 단번에 33단계까지 올라버렸다. 두 달 만에 최고 단계로 직행한 셈이다. 직전 최고 기록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극심했던 2022년 7~8월의 22단계였는데, 이번에 그걸 11단계나 넘겼다.
왜 이렇게 올랐나 하면, 유류할증료 기준이 뉴스에 나오는 브렌트유 가격이 아니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을 쓰기 때문이다. 5월분은 2월 16일부터 3월 15일까지 평균 유가를 기준으로 산정됐는데, 중동 전쟁 여파로 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를 기록하면서 33단계 기준을 넘어버렸다.
실제 부담 금액은 이렇다.
- 대한항공 (5월 발권 기준, 편도)
- 단거리 — 후쿠오카, 칭다오 등 499마일 이하: 7만5000원 (4월 대비 79% 상승)
- 중거리 — 방콕, 싱가포르 등 2000~2999마일: 25만3500원 (106% 상승)
- 장거리 — 뉴욕, LA, 런던 등 6500마일 이상: 56만4000원 (86% 상승)
- 뉴욕 왕복 유류할증료만: 112만8000원
- 아시아나항공 (5월 발권 기준, 편도)
- 단거리 (499마일 이하): 8만5400원 / 장거리 (5000마일 이상): 47만6200원
가족 4명이 뉴욕을 간다고 하면 유류할증료만 왕복 450만원이 넘는다. 항공권 운임을 빼고도. 이게 지금 상황이다.

확인 1. 발권일과 탑승일을 헷갈리면 안 된다
이 부분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 기준이 아니라 발권일(결제일) 기준으로 적용된다. 즉 6월에 출발하는 항공편이라도 5월에 표를 끊으면 5월 유류할증료가 붙는다. 반대로 3월에 이미 발권한 사람은 6단계 유류할증료가 적용된 상태로 유지된다.
나도 작년에 이 부분 때문에 한 번 손해를 봤다. 탑승일이 기준인 줄 알고 나중에 사도 된다고 버티다가, 막상 결제할 때 유류할증료가 올라있었다. 지금 상황이라면 이 차이가 수십만 원 단위로 벌어진다.
지금 당장 자신이 언제 발권했는지 확인해봐라. 3월에 끊었다면 6단계 보호를 받고 있는 거고, 아직 발권 안 했다면 5월 31일까지 결제하면 33단계가 적용된다는 얘기다. 6월에 발권 가능하다고 기다리고 있었다면 6월 유류할증료 단계를 미리 예측해봐야 한다. 중동 정세가 단기간에 안정되지 않으면 6월 이후에도 고공 유지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확인 2. 취소 전에 손익 계산을 먼저 해라
5월 유류할증료 소식을 듣고 반사적으로 취소 버튼부터 누르려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이게 오히려 더 손해나는 경우가 많다.
3월에 발권한 사람이라면 취소하고 재발권하는 순간 33단계 유류할증료를 새로 내야 한다. 6단계에서 33단계로 다시 시작하는 거다.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상황이다.
4~5월 발권자라면 계산이 좀 더 복잡하다. 취소 수수료가 얼마인지, 재발권 시 유류할증료 인하분이 얼마인지를 비교해서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유류할증료 인하 폭이 취소 수수료보다 클 때만 재발권이 이득이다.
한 가지 안도가 되는 부분은 있다. 환불 불가 특가 항공권도 미탑승 시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는 100% 환급받을 수 있다. 운임은 위약금이 발생해도 유류할증료는 세금·부과금 성격이라 위약금 산정에서 빠진다. 항공사나 여행사가 이걸 거부하면 불법이다. 취소할 때 이 부분은 꼭 챙겨야 한다.

확인 3. 항공사가 스케줄을 바꿨다면 무료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최근 항공사들이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익성 낮은 노선 편수를 조정하거나 출발 시간을 변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낭, 후쿠오카 등 동남아·일본 노선에서 스케줄 변경 피해가 특히 많이 보고되고 있다.
이 경우 항공사 귀책이다. 소비자는 환불 또는 무료 일정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단,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다. 항공사가 출발 14일 전에 통보했다면 환불이나 무료 변경 이외의 추가 보상금 의무는 없다. 법적 강제력이 있는 규정이 아니라 권고 수준이라는 것도 한계다.
더 큰 문제는 호텔이다. 할인 조건으로 취소 불가로 예약한 숙소는 항공편이 변경돼도 환불받기가 사실상 어렵다. 항공사 귀책임을 입증해도 호텔까지 보상받으려면 소송까지 가야 하는데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앞으로는 비용을 조금 더 주더라도 취소 가능 옵션으로 예약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낫다.
확인 4. 여행사 유류할증료 특가 이벤트를 활용해라
이 시점에 여행사들이 경쟁적으로 특가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업계 움직임이다.
- 하나투어: 단거리 노선(장가계,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유류할증료 인상분 미부과 특가 진행
- 모두투어: 4월 예약 고객 대상 5월 유류할증료 인상분 전액을 투어 마일리지로 보상하는 유류 보상제 운영 (일본·중국·동남아 노선)
- 교원투어: 예약 이후 유류할증료 올라도 최초 예약가로 여행 가능한 특가사수 이벤트 (유럽·오세아니아 장거리 포함)
단, 이런 이벤트는 좌석 소진 시 조기 마감이 기본이라 빨리 알아보는 게 낫다. 그리고 장거리를 억지로 고집하기보다 지금 시점에서는 단거리(일본, 대만, 동남아) 여행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도 현실적인 선택이다. 유류할증료가 절대금액 기준으로 가장 낮고, 총 여행비 부담도 훨씬 덜하다.
솔직히 지금 당장 장거리 여행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유류할증료 부담이 이 정도 수준이면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 중동 정세가 안정되거나 유류할증료 단계가 내려가는 시점에 다시 계획을 짜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 참고 자료
- 아시아나항공 2026년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공식 공지
- 대한항공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역대 최고 33단계 (뉴시스)
- 항공유 가격 폭등에 스케줄 변경 속출, 피해는 소비자 몫 (더퍼블릭)
- 유류할증료 환불 규정과 재발권 팁 (트립스토어 블로그)